평일저녁, 어차피 마치고 할 일도 없을 예정이어서 동호회 야간산행에 참석하기로 한다.

 

 

 

 모이는 장소는 대덕식당 맞은편 고령촌돼지 앞마당이다. 여기는 분명 사유지 같은데 단체로 앞산전망대를 등산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일찍 와버렸다;;; 6시에 택배를 보내고 집에 들렀다가 포도당캔디를 챙겨서 갈까 하다가, 모이는 시간이 8시니까 그냥 앞산 가는 길에 간단하게 끼니 떼우고 도착하면 7시 반 정도 되겠고 그쯤이면 사람들도 슬슬 오겠지 싶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차가 거의 막히지 않아서 7시 살짝 넘어서 도착.

 

  그런데 하필 이 날은 모이는 시간이 8시 반이었다;;; 시간을 왜 바꾼거야!

 

 거의 1시간 반을 기다림;

 

 

 

 

 앞산 산행을 대비해서 준비한 물. 이 물병을 보는 사람마다 병에 무슨 음료수를 넣었는지 물어본다. 내용물은 그냥 물이다. 물. WATER. 병이 위아래(EXID)로 분리가 되는데 하단 부분이 그냥 투명이 아니고 색깔이 들어가 있어서 이게 음료색인줄 아는 것이다.

 

 앞산이라고 해서 물을 안챙겨오는 사람이 있는데 제발, 물은 꼭 챙겨라. 땀 흘리면 분명 물 마시고싶다. 그럴때마다 얻어먹을래?

 

 

 

 

 

 앞산전망대 코스는 길이가 짧아도 경사도가 심해서 등산 별로 안해본 사람에게는 분명 힘들다. 그런데 여기 종종 개도 올라간다. 네발로 올라가기 좋은 산인 것 같다.

 

 

 

 

 

 중간 휴식처 안일사. 여긴 분명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거의 매일 저녁 사람들이 앞마당에서 떠들텐데 시끄러워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안일사를 지나면 여기서부터는 비포장길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등산은 포장길보다 비포장길이 훨씬 낫다. 내가 고지대에 있는 대학교를 나와서 그런가 이상하게 경사가 높은 포장길을 걸으면 학교다닐때 힘들게 오르내리던 느낌이 든다.

 

 오르고 올라 나무계단이 나오면 정상에 거의 다 온 것이다.

 

대구 앞산전망대

 짠~ 앞산전망대 입구이다. 마치 와우에서 오크들이 아제로스로 넘어왔던 어둠의문같은 느낌을 받는다ㅋ. 사실 동호회 활동을 하기 전에는 대구 앞산에 전망대가 있는줄도 몰랐다. 심지어 밤에 운전하다가 앞산방향 공중에 불빛이 떠있는걸 보고 "저게 뭐지? 공중에 불빛이 떠있다."그러면서 동승자에게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게 전망대인줄도 모르고...

 

 

 

 

 

대구시내야경

 앞산전망대 산행의 백미는 역시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대구시내야경이다. 아직 못가보신 분들이라면 위에 사진 클릭해서 꼭 보시길 바란다. 직접 눈으로 보는것만큼은 아니겠지만 파노라마로 찍어서 한눈에 들어오는 대구의 야경을 간접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자 이제 열심히 운동했으니까 개운한 마음으로

 

 

 

 

 뒷풀이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지. "산에 올라가는 이유는 산에서 내려와서 술 먹으러 가기 위함이다."

 

 등산동호회 만 4년을 다녔지만 살이 찐 이유는 이 때문이다.

 

 끝으로 앞산전망대 등산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뭐 이건 앞산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등산이란 것이 정상 하나만 바라보고 올라가는 것이 대부분이라 과정에 재미나 멋진 경치가 없으면 힘들기 마련이다. 앞산전망대는 분명 코스가 길지는 않지만 혼자 올라가라고 하면 지겹고 힘들어서 못 갈 것 같다. 혼자서는 딱 안일사에서 전망대까지가 적당하다ㅋ 그래도 동호회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등산동호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팁을 하나 드리자면 등산할 때는 친한 사람 또는 대화하고싶은 이성과 대화를 하면서 등산해라. 혼자 묵묵히 오르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내가 당신에게 말을 거는 이유는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산을 좀더 편하게 오르기 위해서 입니다."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말이다.

 

끗~

 

 

Posted by K3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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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후반 하이텔부터 시작해서 온라인을 비롯해서 오프라인까지 나는 참 많은 동호회 활동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동호회의 특징 또는 성질을 말해보려고 한다.

 

 

 동호회의 성격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자면 순수 목적형부수적인 목적형 동호회가 있을 수 있다.

 

 순수 목적형은 그야말로 동호회의 모인 사람들의 실질적 목적이 동호회의 취지와 부합하는 경우이다. 내가 활동했던 동호회 중에서는 음악 동호회, 자전거 동호회, 연극 동호회, 게임 동호회가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음악 동호회라고 해서 연극 동호회라고 해서 오직 해당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도 이성간에 눈이 맞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한다. 하지만 활동하는 구성원들의 활동패턴을 분석해 보았을 때 동호회의 설립목적과 부합된 활동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부수적인 목적형 동호회는 오직 나의 주관적인 시각에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판단한 것이다. 부수적인 목적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이성 만남이고 그 외에는 그냥 어울릴 사람을 만나러, 영업 목적 등이 있을 수 있겠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상 만남의 비중이 가장 크다. 대략 80% 이상은 되지 않을까?

 

 활동했던 동호회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우선 등산 동호회는 실제 활동하는 인원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산행 한번에 모이는 인원이 약 45명 가량이고 매번 동일한 인원이 활동하는 것은 아니니 상시 활동인원은 대략 3~500명은 되는 듯 하다. 회칙상은 거의 남녀가 동일하지만 의식상으로는 여성이 우위에 있다.

 

 가입하는 회원들이 공통적으로 활동목적을 말할 때 표면적으로는 사람도 만나고 운동도 할 겸 이라고 하지만 사람은 그냥 이성 사람에 목적이 훨씬 크고 운동은 그냥 자신을 이성만 밝히는 천박한 사람이 아님을 포장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산이 좋았으면 가입하기 전에도 다녔겠지... 뭐 나쁘지는 않다. 나 또한 이성때문에 가입했었으니...

 

 그외에 영화 동호회도 비슷하다. 혼자 영화보는 것이 힘든 사람들이 주로 활동했지만 활동하면서 회원들을 보다보면 능동적으로 연애를 잘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영화관람 후에 뒷풀이에서 그 날 본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기도 했다;;; 그만큼 이성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주를 이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 목적은 나쁘지는 않다. 다만 지나치에 기사도를 가진 남자들이 많아서 동호회 밖에서는 대접받지 힘든 여성 조차도 그 안에서 대접을 받으며 콧대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한 것이 있는 정도.

 

 그리고 친목동호회는 가장 짧게 활동했지만 가장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 동호회 였다. 여기는 그냥 쓰레기 동호회다. 모든 친목 동호회를 쓰레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이런 동호회는 기본적으로 회칙상 남녀차별을 깔고 간다. 활동의 제약, 회비 등에 있어서 남자는 희생을 하고 여자는 대우를 받는다. 남자들은 자발적 노예라고 보면 된다. 동호회 활동이라고 해봐야 거의 술자리가 대부분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떠들어 봤는데 메세지를 정리하자면 취미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동호회 활동은 괜찮다. 이성을 목적으로 한다면 등산 동호회가 괜찮다. 불륜의 온상이니 그런 말은 걸러라. 30대 정도가 모이는 동호회는 99.9%가 미혼이어서 불륜이 있을 수가 없다. 적어도 다른 동호회 보다는 평등에 가까운 선에서 이성을 만날 수는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등산의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Posted by K3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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