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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02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폐지를 바라는 이유

 

 문희준이 딸과 함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내가 그동안 슈돌의 폐지를 바래왔던 이유를 얘기해보려고 한다.

 

 저녁시간에 TV앞에 모여서 식사를 하며 슈돌을 보게되면 어머니께서는 종종 나에게 "너도 결혼해서 저런 애기 낳고싶지 않나?"라는 식으로 결혼을 부추기는 식의 말씀을 하신다. 아마 나 말고 다른 분들도 슈돌 때문에 이런 질문을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TV방송때문에 결혼을 생각하는 것도 말이 안되긴 하지만 어차피 그런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어떻게 갑자기 해결될 문제도 하니다.

 

 하지만 내가 이 글에서 슈돌의 문제점을 말하고 싶은 부분은 노총각, 노처녀들의 고충이 아니라 오히려 결혼을 해서 자식들을 키우고 있는 기혼남들의 고충이다.

 

 아무리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해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결국 TV방송이다. 남편들의 유아를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방송인 만큼 흥미를 이끌어야하기에 각본이 있다. 즉, 출연한 남편들에게 슈돌은 육아를 주제로 했을뿐 각본대로 열심히 수행해야 하는 일이다. 물론 시청자들도 그것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들 중에서 아내와 함께 슈돌을 보며 "당신도 저렇게 좀 애도 좀 보고 해라."라는 식의 얘기를 아내로부터 들어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슈돌은 분명 방송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에피소드 중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반 가정에서 실행하기 힘든 내용들도 많다. 하지만 이 방송을 보는 아내들은 '남편이 육아를 한다.'라는 큰 틀에 사로잡힌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방송 컨셉이 그러하니까. 그래서 항상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남편과 자신의 남편이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들이 열심히 가장의 몫을 충실히 함에도 불구하고 육아에 한정해서 평가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슈돌이 빨리 폐지되었으면 좋겠다. 슈돌을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은 "보기 싫으면 니가 안보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슈돌을 단지 방송으로만 재미있게 보고 끝내면 될 것을 현실에 대입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이 가정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충분히 될 수 있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MBC 진짜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를 끌었을 때 남자들은 대부분 방송에서 연출되는 훈련장면에 자신의 군생활을 대입시켜서 이야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꼭 빠지지 않았던 얘기가 "군대가 힘든건 훈련보다 내무생활이다. 방송에서는 그것을 볼 수 없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진짜사나이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시절을 방송으로 희화화해서 보여주었다. 이 것이 남자들이 진짜사나이를 재밌게 보고나서도 씁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또한 가정을 위해 경제활동을 충실히 하면서 틈틈이 육아를 겸하는 남편들에게 씁쓸한 느낌을 줄 것이다.

 

Posted by K3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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